최근에 깨달은 점이 하나 있는데, 아무리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고 내용이 좋은 스테디셀러라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이제야 이해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 자료를 보고 지식을 쌓으면 어디 가서 아는 체 할 수 있겠지 하는 호승심 때문에 눈이 가리어졌었다.
무언가를 배우는 일은 남에게 나를 보이기 위해 하는 작업이 아니다. 나 자신이 내용을 체득해서 활용하려고 하는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배웠다고 한들 잘난 척하고 우쭐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런 행동은 배움의 이유에 맞지 않아 무익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이 배울수록 내가 근본적인 원리, 기본적인 토대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움에 시간을 많이 들이면 자동으로 이해가 깊어져 근본 원리를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배움에 들인 시간과 배움의 깊이는 서로 독립적이다. 내가 알고리즘을 하루에 8시간씩 공부했어! 라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8시간 동안 집요하게 '이건 왜 이렇지?'라고 질문을 던지지 않으며 피상적으로만 공부한다면 결국 그렇게 얻은 지식은 얕은 지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의 정의는 외우고 있지만, ○○이 동작하는 원리를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까 봐 두렵다.
그렇기 때문에 배울 때는 이제까지 쌓아 온 지식을 다 내려놓고 완전한 무지의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라고.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 다이어트 (0) | 2022.11.19 |
---|---|
아이들만 어두움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0) | 2022.09.16 |
해야 하는 일을 하기 <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지 않기 (0) | 2022.08.31 |